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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손자병법

by joypek 202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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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은 병법 칠서(七書)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으로 흔히 손자 또는 손무 병법이라 한다.

춘추시대 명장 손무가 지었다고 전해지지만, 그의 후손으로 전국시대 진에서 벼슬한 손 빈이 지었다는 말도 있다.
한국에서는 수양대군이 최초로 손자병법에 주석을 저술한 무경칠서 주해를 편찬하였다.
손자가 생각한 최상의 병법이란 바로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 싸울 수밖에 없다면 미리 이기고 싸우는 것이다. 애초에 싸우지 않을 수 있다면 전투라는 상황 자체가 손해이니 그럴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 최선이고, 어쩔 수 없이 싸울 수밖에 없다면 미리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서 승리가 확정된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한마디로 "이기는 싸움만 해라."라는 것. 어떻게 보면 모든 병법의 기본이자 궁극적 목표이다. 그렇기에 손자병법에서는 애초에 전쟁은 뒷순위다. 설령 승리한다고 해도 애초에 안 싸우고 해결하는 것보다는 손해일 수밖에 없으니 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면 그것이 전쟁을 결심했다면 전쟁의 명확한 목표와 그로 인한 이득이 있어야 하며, 상대방의 전력과 나의 전력을 파악해 승기가 있는지를 먼저 보고, 직접 군사력을 전개하기 전에 계략을 동원해 최대한 상대방의 전력을 깎아내야 하며, 어쩔 수 없이 싸우게 된다면 최대한 빠르게 피해가 적은 승리를 거두는 것이 손자병법이 설파하는 핵심 내용이다.
손자는 단순히 군대를 이끄는 장수로서가 아니라 국가를 이끄는 지도층의 관점에서 보면 전쟁이 났다는 것 자체가 손해라는 결론에서 출발한다. 더해 과한 전쟁으로 인한 피해로 국가가 파탄이 나 버릴 수도 있음을 경계하며, 전쟁으로 이익을 얻어도 그만큼의 피해를 보면 전쟁하는 의미가 없음을 강조한다. 그래서 손자병법의 첫 장은 워게임으로 시작한다. 전쟁에서 이긴다고 해도 국가는 막대한 지출에 의해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되며, 전쟁에서 승리해도 얻은 것이 없다면 오히려 승리의 가치가 없으므로, 전쟁을 시작하기 이전에 말을 두어 보았을 때 손익이 암울하다면 애초에 전쟁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는 총력전의 원시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장수의 입장에선 전쟁이 전략 그 자체지만 국가의 운영과 방위라는 대전략을 논할 땐 전쟁과 병법은 자원이 상당히 많이 드는 극단적인 전술 중 하나일 뿐이라는 것을 피력하는 것이다.

마침 손자가 활동하던 시대가 춘추시대 말기로, 본격적으로 국력을 총집결하여 한 나라를 멸망시키는 형태의 전쟁이 발발하던 시기였다.
손자병법이 군사, 군관, 군주들을 위한 책인 만큼 전쟁 전후의 외교와 피점령민과의 대민관계, 그리고 전반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거듭 강조한다. 이와 거의 동일한 개념에 대해서는 피로스의 승리를 참고할 것. 애초에 병법을 쓸 정도로 전쟁에 빠삭한 자라면 이득과 손실을 칼같이 재는 각도 기질에 통달해 있을 테니 무턱대고 싸우는 걸 추천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아무리 강병을 거느리고 백전백승을 해냈다 하더라도 전쟁을 지원하는 인민이 지치고, 나라가 피폐해지면 항우와 같은 결과가 난다.
그런데도 전쟁을 불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나 이미 전쟁이 발발했다면 최선의 승리만을 거두어야 한다. 그렇기에 창작물이나 세간에서 인식되는 명장은 불리한 상황을 기발한 전술로 뒤집는 사람이지만 손자가 생각한 진짜 명장이란 처음부터 불리한 상황에 빠지지 않는 사람이다. 손자는 1편 "시계"에서 아예 5가지만 따져보면 전쟁하기도 전에 승패를 알 수 있다고 하였다. 손자는 전쟁 전에 이미 충분히 수를 계산하여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전쟁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휘관의 능력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므로 범인들은 훌륭한 승리를 치열한 접전 끝에 멋지게 승리를 거두는 일이라고 진정으로 승리한 것은 겉보기에는 별다른 지혜나 용기가 없어 보인다고 하였다. 사람들은 후대의 항우 같은 사람들을 명장으로 치는데 이를 비판하는 것이다.
현대에는 '최소한의 피해로 전략적 목표 달성에 집중'은 너무 당연한 상식이라 이 부분을 읽으며 '갑자기 이런 말을 왜 하느냐고 하며 의아해하는 사람이 많다. 사실 이는 전혀 다른 말인데, 손자는 최소한의 피해로 이기는 것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이길 수 있는 판을 짜는 능력을 굉장히 중요시했다. 손자병법의 절반 정도가 전투 중에 활용하는 모병 술이나 전술 외에 그전에 판을 짜고 군민을 지도하는 쪽에 할애하고 있다. 즉 현대에는 최소한의 피해로 최대한의 효과 달성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고 상술했는데 이걸 말하는 게 아니라는 말. 그러니까 손자가 말한 것은 준비된 조건에서 효율적으로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그럴 수 있도록 그 조건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손자의 병법은 단순히 전장에서의 지휘가 아니라 전쟁 그 자체를 다루는 법을 더 중요시한다.
현대에도 불리한 상황을 극복하고 승리하는 사람을 옛날과 똑같이 명장으로 분류하지만, 손자가 말하는 명장이란 애초에 그런 상황에 부닥치지 않도록 먼저 행동하는 사람을 뜻한다. 예를 들자면 앞서 말한 항우와 같이 스스로 처신을 못 해서 항상 불리함을 딛고 싸우는 부류와 이를 이용해 자신의 세를 불려서 항상 유리하게 싸우기 위해 노력하는 유방을 비교해 보면 항우가 잘 싸우건 어쩌건 종합적으로는 유방이 더 뛰어난 군주인 것. 일반적으로 손자 형 명장으로 평가받는 인물은 바로 왕 전이나 이순신 장군이 있다.
장수는 언제나 국가와 군주에게 있어 일개 장기 말에 불과하며, 국가와 군주 또한 흘러가는 역사의 부속에 불과하므로, 어떤 식으로든 결국 불리한 전쟁을 피할 수 없는 순간이 오기 마련인데, 손자병법은 장수들에게 총론의 철칙을 강조하면서도, 장을 넘어감에 따라, 점점 암울해지는 전황에서 장수가 어떻게 대응하여야 하는지 세밀한 각론으로 들어가며 대책을 조언한다.
워게임으로 시작하는 첫 장에서는 군주에게는 전쟁을 최후의 수단으로 둘 것을 경고하고, 장수에게는 주군에게 전쟁을 부추기지 말 것을 경고하며, 이후 기어코 전쟁에 돌입함에 따라, 가장 기초적인 작전 구상부터 시작하여 틀어진 전황을 엎을 묘수를 노리는 것까지 철저히 "반드시 최소한의 피해로 최대한 빨리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철칙을 따라 조언한다. 현재까지 남은 병법의 장 중 마지막인 용 간에서는 첩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그 어떤 순간에도, 그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흔들리지 않기 위한" 조언이 이어진다. 하지만 아쉽게도 용 간 이후의 장은 대부분이 소실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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