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므로 군주가 걱정해야 할 바가 3가지가 있다.
첫째는 장수가 군대의 진격이 불가능한 것을 모르면서 돌진을 명령하는 것이고, 군대의 퇴각이 불가능한 것을 모르면서 후퇴를 명령하는 것이다. 이것이 코 꿰인 군대라고 한다.
따라서 군주는 자신이 가진 자산을 귀중히 여기고, 전쟁을 돕기 위해 전장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장수와 그 군대에 멍청한 방해를 가하지 않도록 항상 신중해야만 한다. 그 방해란 군대의 기동을 방해하는 것을 말한다.
둘째는 삼군의 사정을 모르고 군대의 행정에 간섭하면, 즉시 군사들의 의혹을 살 것이다.
셋째는 군주가 군대의 사정을 모르고 군대의 임무에 간섭하면, 즉시 군사들의 의심을 살 것이다. 이처럼 군대에 회의와 의혹이 있다면 즉시 이웃 제후들이 침략하는 난을 겪게 될 것이다. 이러한 것이 아군을 혼란하게 만들고 적이 승리하는 원인이 된다.
군주가 자신의 장수와 군대에 대해 모르고 간섭한다면 장수도 군사들도 전쟁의 흐름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된다. 이것은 군대의 조직력 상실로 직결되며 전쟁을 말아먹는 아주 확실한 방법의 하나다.
군주는 곧 자신의 장수와 군대가 기댈 최후의 보루이기도 하다. 그 군주가 경거망동을 일삼는다면 군대는 사기를 잃고 불신과 불안 속에 빠지게 되며, 조직력을 상실해 싸우는 족족 패한다. 경거망동을 일삼는 못 되어 먹은 군주는 그렇게 패하는 군대를 오히려 더 혼란하게 만들어 더 많이 패하게 만들고 결국에는 자기 목이 날아가는 참사를 부른다.
군주는 반드시 자신의 장수와 그 군대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게임에서조차 자기가 부리는 것들의 스탯을 모르면 필패한다, 하물며 전쟁은 말할 것도 없다. 군주가 자신의 장수와 군대에 대해 모른다면 필패한다.
그러므로 승리를 예지 할 수 있는 다섯 가지가 있다. 전쟁해야 하는지 전쟁해서는 안 되는지 아는 자는 승리한다. 식견을 가지고 대소규모의 부대를 운영하는 자는 승리한다.
정보가 없다면 행동할 수 없다. 정보 없이 행동하면 필히 패배하며, 정보가 있다면 당장은 싸움에서 질지언정 전쟁은 승리를 향해 이끌 수 있다.
장군과 병사 상하 간에 동일한 욕망을 가진 자는 승리한다. 준비된 상태에서 미리 헤아리지 못한 적과 대적하면 승리한다. 장군의 능력이 뛰어나 군주가 통제하려 하지 않으면 승리한다. 이 다섯 가지가 승리를 예측하는 길이다.
군대는 적과 조직력을 겨룬다. 그 조직력은 군대의 준비 상태와 사기에 기반하여 생성된다. 병사와 장군이 하나 된 목표를 가지고 행동한다면 어떤 극악한 참상이 다가와도 그것을 견뎌낼 수 있으나, 병사의 생각과 장군의 목적의식이 괴리된다면 병사들이 사기를 잃고 작디작은 상처가 나도 기겁하며 무너진다. 정보와 계획을 충분히 준비한 군대는 그렇지 못한 군대를 견뎌낼 수 있다. 설령 적이 상당히 강력하더라도 적의 조직력이 나의 조직력을 이겨내지 못하면 내가 이기지는 못할 수 있어도, 적이 이길 일은 없다. 이러한 문제는 대개 군주의 손에서 벗어나, 군주가 부리는 장수들이 다뤄야 하는 문제다. 군주는 장수들이 불필요한 난관에 빠지지 않도록 전쟁 자체를 이끄는 것만으로도 바쁘디 바쁜 몸이며, 쓸데없이 장수들에게 신경이 갈 상황이면 그 전쟁은 망한 전쟁이다.
그러므로 말한다: 적의 상황을 알고 나의 상황을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적의 상황을 모르고 나의 상황만 알고 있다면 한 번은 승리하고 한 번은 패배한다. 적의 상황을 모르고 나의 상황도 모르면 매번 전쟁할 때마다 필히 위태로워진다.
전쟁은 언제나 불확실하다. 하지만, 적어도 정보를 가진 자는 싸움에서 질지언정 황당한 "사고"를 당하지는 않는다. 정보가 없다면 싸움에서 이기든 지든 언제나 "사고"가 도사린다. 수많은 군주와 장수들이 정보가 없어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당해 목숨을 잃고 국가도 함께 폭삭 망했다.
국가와 군대의 상황이나 내실 등과 별개로 봐야 하는 군대의 "형태"가 존재한다. 이것은 (아측 적측 모두) 국가와 군대의 이곳저곳에 흩어져 숨겨진, 묘사하거나 설명하기 몹시 어려운 기질, 분위기, 전통, 배경, 기반 따위의 것이다. 물론 이 모든 요소는 사실 명확한 지표를 통해 드러나 있는 것이지만, 참 기묘하게도 이것일 한 곳에 모아 정리하여 파악하기는 굉장히 어려우며, 그 때문에 잘못된 것을 계획하는 일이 많다.
이 균형 편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전훈이 현대 여러 사례로 존재하는데, 가장 최근의 것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전훈이 있다. 러시아군은 전쟁 초반에 소위 "미국식" 전쟁하려 하였으나, 러시아의 역량 부족과 보유 장비의 상태 불량 이전에 러시아의 군대 자체가 본래 이러한 형태로 운용될 수 없는 "균형"을 가졌으며, 전장마저 그러한 "균형"을 가진 군대가 활약할 수 없는 광활한 평야이면서도 실제로는 뻘밭이라 기동이 제한된 곳이었기에 "64km 돈 좌" 같은 기상천외한 추태를 보인 것이다.
기나긴 수렁에 빠져버린 아프간 전쟁의 전훈 또한 이 "균형"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아프가니스탄의 현지 군대가 스스로 탈레반 반군을 극복할 수 있는 "균형"을 갖추게 하는 것에 실패하여, 목적의식 없이 이합집산을 반복하는 부족 군대의 "균형"을 벗어나지 못한 결과 그들을 대신하여 무한정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 연합의 지리멸렬한 소모가 이어졌고, 이 다국적군 연합은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을 영구히 몰아낼 "균형"을 원천적으로 갖출 수 없는 외세의 군대였기에 결국 아프가니스탄 현지 군이 필요한 균형을 갖추지 못하자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어떤 "균형"은 그 자체로 오합지졸이라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형태이며, 또 어떤 "균형"은 무시무시한 힘을 가지고 있음에도 어떠한 전쟁에는 어울리지 않아 크게 고전하기도 한다. 반면, 어떤 "균형"은 빈약하기 짝이 없으나 어떠한 전쟁에는 맹렬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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